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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 기록

[뜨개 일지] 포미 버니 호보백(바늘이야기) 뜨기

by Zayou 2025. 3. 17.

 안녕하세요. 자유입니다. 지난 설 세일에 바늘이야기에서 홀린 듯이 구입했던 포미 버니 호보백을 떴어요. 뜨개 가방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도 왜 자꾸 눈이 갔는지 몰라요. 날씨는 계속 추웠다 따뜻해졌다 하고 있지만 봄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김대리님이 메고 있는 분홍색 털뭉치 같은 가방이 자꾸 눈에 밟히더라구요. 밝은색 가디건이나 자켓을 가볍게 입고 포미 버니호보백을 메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샀습니다. 



2025년 2월 28일

 바늘이야기의 친절한 동영상 설명을 보면서 호기롭게 시작했습니다만 예상치 못한 점이 있더라구요. 도안이 엄청 단순해서 초보자도 쉽게 뜰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포미실이 난이도를 중급으로 올려주는 것 같아요. 실이 아이코드 짜임으로 되어 있어서 자를 때마다 아이코드 마무리를 해줘야해요. 심지어 띠지를 풀자마자 저렇게 풀려나가기 시작해서 바로 마무리를 해줬습니다. 이 때 약간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네요. 

 캐스트온했습니다. 실정리하고 남은 부스러기를 잘 치워야합니다.  코잡은게 잘 안보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잘 보이기는 해요. 뜨다보면 바늘에 걸린 코가 갈라지고 바늘을 잘못 찔러서 두 코로 늘어나고 하는 사건이 간혹 발생해서 몇 번 풀었어요. 

 

 사진에서는 잘 티가 안나는데 털복숭이지만 헤쳐서 보면 단수 세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마커를 달아서 늘림단 줄임단 표시해줬어요. 이 날 열심히 떴는데 다 뜨고 보니까 코가 하나 없어져서 그냥 다 풀었어요. 어디서 틀렸는지 잘 안보이고 실이 미끄러운데다 갈라지기까지 해서 풀다가 코를 주워 바늘에 꿰기 너무 어렵더라구요. 그렇게 무로 돌아갔습니다. 7mm 바늘로 숭덩숭덩 뜨는 도안이라서 저는 이 가방을 하루, 이틀이면 다 뜰 줄 알았어요...!



2025년 3월 2일

 심기일전하고 다시 호다닥 떴습니다. 역시 몇 번 풀어봐야 손에 익어서 속도도 붙고 실수도 줄어요. 



2025년 3월 4일

 가방 앞판과 뒷판을 완성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크기가 작아보이는데 손잡이가 제법 두께가 있어서 가방이 커지더라구요. 실을 자를 때마다 아이코드 마무리를 단단히 해줘야합니다. 방심하면 뜨고 있는데 뒤에서 풀리고 있어요. 

 

 이제 손잡이 뜨기 시작. 그냥 쭉 길게 뜨기만 하면 되서 별로 어렵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이제 지루한 기분이 들죠. 



2025년 3월 9일

 지루한 메리야스 뜨기에 갑작스레 매듭이 찾아왔습니다. 실 중간에 매듭이라니! 매듭에 당첨되다니...!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매듭도 웬 덩어리가 있지 하고 당겼더니 이렇게 풀렸어요. 엄청나게 미끄러운 실이라는 것이 느껴지나요. 평소라면 매듭이 나와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포미실은 아이코드 마무리를 해줘야하죠. 양쪽 마무리해주고 서로 단단히 엮어줬습니다. 베를린 스카프를 뜨면서 프릴 달기를 여러번 해보지 않았다면 패닉했을 것 같아요. 

 

 별로 어렵지는 않지만 나름의 곡절이 있는 손잡이를 완성했습니다. 양끝을 감침질로 연결해서 원통형으로 만들거예요. 



2025년 3월 10일

 그냥 털뭉치처럼 보이지만 원통형으로 연결된 손잡이와 앞판, 뒷판입니다. 안쪽 면에서 감침질로 연결할 건데 위치가 틀어지지 않도록 마커로 미리 연결해뒀어요. 중간중간 나와 있는 꼬리실은 감침질하면서 숨겨넣습니다. 

2025년 3월 12일

 가방을 완성했어요! 미끈한 실이였던 만큼 보들보들한 가방이 되었습니다. 안감을 달아볼까 했는데 힘들어질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어요. 사용해보고 나중에 안감을 넣고 싶으면 만들어 달죠 뭐!



2025년 3월 14일

 바느질 하기 귀찮아서 잠시 미루고 있던 라벨 달기를 시작해봅니다. 모먼트라벨이랑 닛더웨이유아 라벨을 다 사봤는데, 결국은 도안대로 모먼트라벨을 다는게 이쁘더라구요. 그쵸...바늘이야기에서 이것저것 달아보고 제일 이쁜걸 달았을거예요. 

 

 진짜로 완성했습니다. 이제 날씨 따뜻해지면 메고 다닐거예요. 조만간이겠군요. 지금 또 쌀쌀해서 패딩에 들기는 좀 부해질 것 같거든요. 생각보다 물건도 많이 들어가고 귀여워요. 무엇보다도 만지작거릴 때 촉감이 좋습니다. 마음에 안정을 주더라구요.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만드는 방법은 정말 쉽고 바늘이 커서 금방 뜰 수 있어요. 다만 이제 포미실을 잘 다룰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완전 초보자가 뜨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실을 자르고 마무리하는 방법이나 만드는 방법이 영상으로 정말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요. 뜨개는 의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