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 일지]니팅포올리브 프레데릭스베르 비니(양면 비니) 뜨기
안녕하세요. 자유입니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네요. 최근에 베를린스카프를 떴는데요. 목도리를 뜨고 카멜통사가 애매하게 남아서 비니를 하나 뜨기로 했어요. 날은 추운데 쓰고 다닐만한 모자가 집에 없더라구요. 니터라면 모자 정도는 직접 떠서 쓸 수 있죠. 도안은 얼마 전에 나온 니팅포올리브 책에서 프레데릭스베르 비니(Frederiksberg Beanie)로 골라 봤습니다. 두겹의 편물로 앞뒤 양면으로 쓸 수 있는 도톰한 모자예요. 한쪽은 겉뜨기 무늬고 반대쪽으로 뒤집으면 안뜨기 무늬가 나와요.
2025년 1월 7일
카멜통사 멜베이지 색상 1겹에 글로우레이스 브릭 색상 1겹을 같이 잡아서 5mm 장갑바늘로 떴습니다. 파인아트얀에서 카멜통사 1겹으로 3.5~4.5mm 스와치를 내셨길래 저는 그냥 모헤어 한 겹을 추가해서 5mm로 뜬거예요. 스와치는 따로 뜨지 않았습니다. 사이즈는 라지 사이즈로 뜰거예요.
모자를 정수리 부분부터 뜨는 것은 처음이에요. 게다가 장갑바늘 다섯개로 뜨다니 정말이지 쉽지 않았어요. 시작코도 몇 코 안되는데 마커도 걸어야하지, 바늘이 네개나 되는데 뜨다보면 또 코가 걸려있는 바늘 방향이 돌아가서 헷갈리지...뜨개를 하는건지 주리를 트는건지 아주 힘들더라구요. 책상 위에 잘 올려두고 조심히 떴습니다.
마커가 각 바늘에 걸린 코의 중앙에 오도록 배치하고 조금 평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커를 중심으로 늘림을 해나아가기 시작합니다. 각 사이즈 마다 늘림을 반복하는 구간에 차이가 있어요.
콧수가 어느정도 늘어나고 나니 편물을 들어올려도 바늘이 돌아가지 않고, 바늘에서 코가 빠지지도 않네요. 이제 조금 편안해진 마음으로 들고 뜰 수 있습니다.
어느새 늘림 구간이 끝났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는데 사이즈 대로 잘 나올지 궁금하네요.
2025년 1월 8일
12cm 정도 떴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줄바늘로 바꿔서 뜨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장갑바늘로 뜨니까 한 단 뜨는데 바늘을 네 번이나 바꿔서 떠야하잖아요. 무한 메리야스 뜨기 구간인데 속도가 영 나질 않더라구요. 줄바늘은 얼마나 아름다운 발명품인지...
길이를 다 뜨고 이제 고무단으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머리에 써보니까 딱 적당한 크기인 것 같아요. 제 머리 둘레가 그렇게 크다고 생각안했는데 라지 사이즈가 이렇게 꼭 맞을 줄은 예상 못했어요.
양면이기 때문에 편물을 뒤집어서 더블스티치를 만들고 안면과 겉면을 바꿔줬어요. 이렇게 진행될지 몰라서 놀라웠습니다. 도안 내용이 짧은데도 미리 읽어보지 않아서 뜨다가 놀랐어요. 언제나 새로운 뜨개의 세계네요.
2025년 1월 13일
2코 고무단을 떠줬습니다. 머리에 쓰는 부분보다 긴 고무단을 떠야해서 긴가민가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두 겹이라 반 접고 비니니까 고무단을 또 반을 접어야하니까 맞더라구요.
2025년 1월 14일
비니 반대쪽도 줄임단 전까지 다 떴습니다. 역시 줄바늘로 뜨니까 짬짬이 떠도 진도가 빠르네요. 물론 두겹이라 기대했던 것보다는 오래 걸렸지만요.
2025년 1월 15일
몇 코 줄여보니 벌써 줄바늘에 공간이 많이 남습니다. 어느새 장갑바늘로 돌아갈 때가 되었네요.
이번에 비니 뜨면서 장갑바늘에 제법 익숙해진 것 같아요. 그런데 콧수가 많이 줄어드니까 또 바늘이 돌아가고 빠져서 힘들었어요. 콧수가 적어서 장갑바늘 쓰는건데 이렇게 쉽지 않다니.
다 뜨고 보니까 처음에 늘림을 하면서 떴던 구간이 나중에 줄임하면서 뜬 구간보다 모자 모양이 예쁘더라구요. 마지막 코 조여서 정리하기 전에 창구멍 삼아 뒤집어줬습니다.
이제 한 쪽 면을 다른 한 쪽 면으로 집어 넣어서 두 겹의 모자로 만들어줍니다.
정수리 부분에 남은 실로 안면과 겉면을 꿰매고 정리했습니다.
완성. 동글동글하니 귀엽죠? 줄임했던 겉뜨기 면은 k2tog 줄임선이 튀어나와서 각져가지고 안이쁘더라구요.
빠르게 세탁했습니다. 찬물에 울샴푸 몇 방울 넣고 빨았어요.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다음에 건조대에 널어 말렸어요. 블로킹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2025년 1월 16일
보송하면서 아주 가볍습니다. 합사한 글로우레이스가 짙은 색이라서 비니도 색상이 살짝 짙어졌어요. 두 겹으로 만들어진 모자라서 제법 따뜻합니다. 이제 남은 겨울을 따숩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